가인과 아벨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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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가인]
오늘은 땅이 참 잘 먹는다.
내가 직접 일구고, 땀 흘린 작물들… 이것들로 하나님께 제사 드리면 기뻐하시겠지.

[아벨]
형, 곡식으로 드릴 거야?

[가인]
그럼. 난 농사꾼인데 당연하지.
정성 들였고, 열심히 가꿨고… 하나님께 바칠 만한 거라고 생각해.

[아벨]
형… 하나님은 그 정성보다 더 중요한 걸 말씀하셨어.

[가인]
뭐가 더 중요해?
내가 정직하게 살고, 내 손으로 수확한 곡식이잖아.

[아벨]
하나님이 아담 아버지랑 하와 어머니에게 가죽옷 입혀주신 거… 기억 안 나?

[가인]
응? 기억은 나는데, 그게 왜?

[아벨]
가죽은 어디서 나와?
피를 흘리고, 짐승이 죽어야 생기는 거야.

[가인]
…그러니까?

[아벨]
하나님은 죄 앞에서 피 흘림이 있어야 용서가 있다 하셨어.
그게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길이야.

[가인]
그래도 하나님은 내 진심을 아실 거야.
곡식으로도 받으실 수 있잖아.

[아벨]
형, 하나님은 우리의 진심보다 말씀을 더 우선하셔.
피 없는 제사는… 하나님이 받지 않으셔.

[가인]
……

[아벨]
난 오늘…
내가 키운 어린 양 중,
가장 처음 난 놈으로 드릴 거야.
흠도 없고, 아직 어미 젖도 먹고 있는 놈…
가슴이 찢어질 만큼 소중한 걸로 드릴 거야.

[가인]
네가 맞다는 듯 말하지 마.
기분 나쁘네.

[그 날, 제사 시간]

[가인]
(땅의 소산 중 가장 좋은 열매들을 정갈히 담아 불 위에 올렸다)
하나님…
이건 제 노력입니다.
저를 받아 주세요.

[아벨]
(양을 죽이고, 피를 뿌리고, 기름을 태우며 무릎 꿇는다)
하나님…
죄인입니다.
이 피를 통해…
제가 살게 해 주세요.
장차 보내주실 구속의 어린양을 믿습니다.

[여호와 하나님]
아벨과 그의 제물을 열납하시고,
가인과 그의 제물은 열납하지 아니하시니라.

[가인]
뭐?
내 건 왜 안 받으셨지?
난 정성을 다했고…
땀 흘렸고…
왜 내 건 아니고 아벨 건 받으신 거야?

[여호와 하나님]
가인아, 네가 선을 행하면 어찌 낯을 들지 못하겠느냐?
선을 행치 아니하면 죄가 문에 엎드려 있느니라.

[가인]
……
(형체 없는 분노가 그의 마음을 휘감기 시작한다)

[아벨]
형… 괜찮아?
형의 마음, 내가 이해 못하는 거 아니야.
하지만 형도 알잖아.
하나님은 ‘피의 제사’를 원하셔.
그건 우리가 죄인이라는 뜻이고…
하나님이 죄를 얼마나 미워하시는지를 보여주는 거야.

[가인]
…….

[아벨]
형… 이건 단순한 제사가 아니야.
우리가 죽어야 마땅한데, 그 양이 대신 죽은 거야.
하나님은 장차 진짜 ‘어린 양’을 보내셔서…
우리를 영원히 구원하실 거야.
이건 그분의 그림자야…

[가인]
그만해.
네 말은 항상 나를 찌르기만 해.

[들판 한가운데]

[가인]
(들에 있는 아벨을 향해 걸어간다)
동생이면서…
날 가르치려 들어?
피의 제사?
너나 잘 믿어.

[아벨]
형… 안 돼…
(머리를 숙이고, 눈을 감는다)

[가인]
(손에 들고 있던 돌을 높이 들었다)

[피가 흐르고, 땅이 붉게 젖는다]

[여호와 하나님]
가인아, 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?

[가인]
내가 아우를 지키는 자니이까?

[여호와 하나님]
네가 무엇을 하였느냐?
네 아우의 피 소리가 땅에서부터 내게 호소하느니라.

[하나님]
피는 말한다.
아벨의 피는 의로움을 말하나,
장차 예수 그리스도의 피는
더 나은 것을 말하리라.

[묵상 노트]
아벨의 제사는 ‘피’를 통해 드려진 속죄의 제사였습니다.
하나님은 우리의 수고보다,
피 흘림에 담긴 믿음을 받으십니다.
이 피는 단지 동물의 피가 아니라,
예수 그리스도의 피의 그림자였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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